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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내 여성 차별과 성범죄 논란… 잇따른 사건, 교회의 대응은?카테고리 없음 2025. 3. 6. 22:52
출처=가톨릭프레스 최근 천주교 내에서 성직자의 여성 비하 발언과 성범죄 은폐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성직자의 부적절한 언행과 교회의 미온적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 인권 감수성이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천주교가 과연 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 함세웅 신부의 여성 비하 발언 논란 (2023년)
발언 개요
천주교 원로 성직자인 함세웅 신부는 2023년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참석한 행사에서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방울 달린 남자’는 사제복을 입은 남성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추 전 장관의 결단력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지만, 발언 방식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의 핵심
함 신부의 발언은 여성을 비교 대상이자 하위 개념으로 묘사하면서 여성 비하적 뉘앙스를 띠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여성 멸시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종교인으로서 신중함을 잃은 표현이라는 점에서 천주교 성직자의 품격이 실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적 반응
여성계와 정치권에서 강한 반발이 일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전 세계 여성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고, SNS와 언론에서도 “성직자가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일부 신자들은 “신부님 말씀이라 믿기 어렵다”며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교회의 대응 및 변화
함 신부는 공식 사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교회 내부에서는 성직자의 공적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교계의 성 평등 감수성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2. 천주교 ‘미투’ 사건과 2차 가해 논란 (2018년)
사건 개요
2018년 2월, 한국 사회에 미투 운동이 확산되던 시기, 수원교구 소속 한만삼 신부의 성범죄 의혹이 폭로됐다. 피해자인 김민경 씨(당시 평신도 봉사자)는 2011년 남수단 선교 활동 중 한 신부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문제는 범죄 자체뿐만 아니라 교회의 미온적 대응과 일부 성직자의 가해자 옹호 태도가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교회의 은폐 시도와 가해자 옹호 논란
한 신부는 사건이 알려진 후에도 큰 처벌 없이 국내로 복귀해 사목 활동을 이어갔다. 폭로 직후 수원교구는 그를 지방으로 피신시켰으며, 징계나 수사 협조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 명의의 사과문이 발표됐으나, 가해 신부의 신분 처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특히 김유정 신부(당시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는 “한 신부가 7년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을 키웠다. 이는 피해자의 책임을 부각하는 2차 가해 발언으로 받아들여졌고, 거센 비판이 일었다.
사회적 반응과 교회의 대응
천주교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성폭력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식 사과했고, 성범죄에 대한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가해 신부에 대한 형사 처벌이나 파면 여부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교회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불신이 남았다.
3. 대전교구 성추행 사건과 솜방망이 징계 논란 (2018년)
사건 개요
2018년 2월, 대전교구에서도 과거 성범죄 의혹이 폭로됐다. 피해 여성은 2001년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종교교육을 담당하던 신부에게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교회의 대응과 논란
대전교구는 자체 조사를 통해 성추행 시도가 사실임을 확인했고, 해당 신부를 정직 처분했다. 그러나 정직은 일정 기간 사목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일 뿐, 파면이나 출교가 아니었다. 이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적 반응
천주교 신자들과 여성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성년자 신도에 대한 성추행 미수 사건이었음에도 교회의 대응이 지나치게 관대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4. 여성 차별 논란과 기타 사건들
천주교 내 여성 차별 및 성 인식 문제는 성범죄 사건 외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되어왔다.
- 최강욱 ‘암컷’ 발언과 후폭풍
2022년 4월, 최강욱 전 의원이 여성 비하 표현인 “암컷”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일부 천주교계 인사들이 최 전 의원과 가까운 관계였다는 점에서, 종교계 내부에서도 성 평등 인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논란
2020년 박원순 전 시장 사망 후, 일부 종교계 인사들이 그의 성추행 의혹을 외면하고 추모 행사에 집중하자 비판이 제기됐다. 천주교 측에서는 공식 추모 미사를 열지 않았으나, 일부 성직자의 조문 행보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워마드의 성체 훼손 사건 (2018년)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 천주교 성체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여성 운동의 과격한 행태로 비판받았지만, 천주교 내 여성 차별 문제에 대한 반발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5. 천주교, 변화할 수 있을까?
천주교는 성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성직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교회의 남성 중심적 의사결정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여성 차별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는 더 이상 종교를 성역으로 두지 않고 성차별과 성범죄를 고발하는 분위기다. 천주교 역시 이에 발맞춰 피해자 중심 대응,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여성 신자의 지위 향상 등의 개혁을 적극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 최강욱 ‘암컷’ 발언과 후폭풍